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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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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썸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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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Happy Eating is healthy eating.

즐거운 식사를 하고 계십니까?

저는 먹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제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행위랍니다. 그래서 먹는 것은 항상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먹는 자체의 행위는 단순히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을 넘어서,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대화, 허기를 채우면서 느끼는 만족감, 다양한 식재료의 향과 풍미에서 오는 충만함 등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수많은 혜택들이 넘쳐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식사 시간이 즐겁지 않다거나 또는 괴롭다면, 우리는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행복의 조각 중 하나를 놓치고 사는 것과 같을 거예요.

하지만 현대인들은 단순히 즐겁게 식사를 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환경 오염으로 인해 제한된 식사 재료를 먹기도 하고, 체중 조절을 위해 음식의 양과 섭취 시간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몸에 맞는 식단을 찾기 위해서 철저한 메뉴에 따라 식사를 하기도 하며, 바쁜 시간에 쫓겨서 이동 중에 먹거나 혼자서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거와는 아주 다른 패턴의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효율적인 식사’ ‘건강한 식사’ ‘빨리 먹을 수 있는 식사’가 더 중요한 식탁의 덕목으로 부상되고 ‘즐거운 식사’를 찾는 가치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좋은 음식 vs 나쁜 음식

예전 펜실베니아 대학의 폴 로즌 (Paul Rozin) 교수는 미국인과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설문을 진행하였습니다. 미국인들에게 ‘초콜렛 케이크’ 라는 단어를 보여주고 연관되는 단어를 말하는 실험이었죠. 놀랍게도 미국인들은 초콜렛 케이크라는 단어를 보고 “죄스러운 (Guilt)”라는 단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반면,프랑스인들에게 동일하게 ‘초콜렛 케이크’라는 단어를 보여주었더니 그들은 ‘축하 (Celebration)’라는 단어를 떠올렸지요.

당뇨, 비만과 자가면역질환이 많고 건강한 식습관에 스트레스가 많은 미국인들이 특정 음식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케이크는 사실 ‘축하’를 위하여 만들어진 음식인데 그 고유의 목적은 사라지고, 죄의식을 가지게 하는 나쁜 음식으로 전락해버린 것이죠.

Happy Eating is Healthy Eating

Orthorexia Nervosa (오소렉시아 너보사)라는 정신 질환의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음식 섭취에 병적으로 집착을 하는 정신적 증상으로, 저체중이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오히려 건강헤 치명적인 결과를 가지고 오는 정신 이상 증상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식단을 따르지 않는 사람을 경멸하기도 하고 식습관을 어기면 죄의식과 자기 혐오를 느끼기도 해요.

건강하게 먹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건강 식단에 대한 건강하지 않는 집착을 가지고 있는 지 않은지 항상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이 정해놓은 건강한 음식 범주에 지나치게 집착을 하거나, 또는 특정 식이 식단 (채식, 팔레오식, 키토식 등)에 지나치게 자신을 몰아넣거나, 상대방에게 건강 식단을 강하게 강요하거나,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하여 죄의식을 가지는 것은 아무리 건강한 음식을 먹더라도 건강에 해로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90%의 질병과 병마는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너무 ‘완벽한 식단’을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마세요. 나약한 의지력을 탓하면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나쁜 음식을 먹어 몸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신체에 더 안좋은 염증을 야기하고 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든 먹는 사람이든 항상 감사하고 즐겁게 먹으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얼마전 티비 예능 프로그램에서 저녁상을 남편에게 차려주는 중년의 요리 전문가 분이 놀라운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어느날 남편이 너무 미워서 남편에게 분이 안풀리는 마음으로 요리를 해서 저녁상을 만들었더니 남편이 그 음식을 먹고 체하고 아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라면을 건강식이라 믿고 매우 오랜 기간동안 라면만을 먹고도 건강을 유지하셨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미디어를 통해 접한 적이 있어요. 둘다 정말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완벽한 식단에 대한 부담과 강박을 잠시 옆에 내려두고, 같이 먹는 사람들의 얼굴 한번더 바라고 대화 한 마디 더 나누면서 어떤 음식이든 이 음식이 나의 몸과 정신을 건강해주는 감사한 음식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먹는다면, 그 음식이 진정한 ‘건강식’이 아닐까요?

건강식에 대한 정보가 흘러 넘치고, ‘즐거운 식사’에 대한 가치와 덕목이 빛을 잃어가는 요즘, 음식을 너무 ‘과학’으로만 보지 말고, 같이 먹는 사람들과의 ‘소통’ ‘문화’ ‘표현’ ‘사랑’이라는 점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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